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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6일 목요일

2012년 12월 1일-2일 베를린Berlin


베를린은 여러모로 서울을 떠올리게 했다.
붐비고, 특색이 부족하고, 혼란스럽고, 공사중인 곳이 많다.




어차피 베를린은 다시 올 예정이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몇 군데만 보기로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무리하긴 했다. 오늘만 몇 km를 걸어다닌 건지...;



체크포인트 찰리. 좌측으로 체크포인트 찰리 박물관, 일명 벽 박물관이 보인다.
베를린 장벽과 세계 각지의 인권운동에 관련된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사진 촬영은 안 된다. 몰래 동독을 탈출하는데 사용된 수트케이스와 차량, 가짜 제복 등을 볼 수 있다. 마틴 루터 킹이나 간디처럼 뭔가 뜬금없어 보이는 내용도 있고-_-;; 동유럽 국가들의 역사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하지만 글씨가 너무 빽빽하고 전시가 조잡한 면이 있다..

체크포인트 찰리의 서독 방향 표지판.

브란덴부르크 문. 여기까지 정말 열심히 걸어갔다.
춥고 피곤해서 죽을 지경이었는데 호스텔 시설이 좋아서 살았다. 마치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의 호텔급 시설... 씻고 깔끔하고 따뜻한 침대에 정말로 살 것 같았다. 
문제는 창 밖에서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는 것. 게다가 같은 방의 예쁜 여자애 둘이 밤 열두시에 일어나서 Suicide Circus라는 클럽에 갔다가 새벽 서너시에 들어왔다는 것. 반쯤 잠든 상태에서 엿들었는데 애들이 뭔가에 완전 취해서 자기가 무슨 소리 하는지도 모르는 듯 했다.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일찍 일어나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로 산책을 나갔다.
남아있는 베를린 장벽 중 가장 긴 구간에 그림을 그려 놓은 것을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라고 한다.



보다시피 낙서로 뒤덮여 있다.

위의 사진을 잘 보면 연도마다 장미꽃을 볼 수 있는데 그 해에 장벽을 넘다 죽은 사람에게 하나씩 바쳐져 있다. 

이 샤갈에서 모티브를 얻은 듯한 그림 앞에서 어느 커플이 두 번이나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하지만 난 착하니까 진짜 예쁘게 찍어줌.

체크아웃 한 후, 집에 가서 푹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 중앙역으로 정오까지 갔다. 기차 시간까지 좀 남아서 우연히 역 안의 서점에 들어갔는데 잡지 아니면 만화책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 눈에 띄는 건 게임 잡지가 무지하게 많다는 것. 그것도 닌텐도 위,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모바일, pc 플랫폼별로 종류별로.


 좀 비싸길래 사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래의 잡지를 발견했다. 오블리비온 풀버전을 부록으로 준다는 내용인 것 같아서 사 버렸다. 하지만 집에 와서 실행해본 결과 독일어 버전이고 언어 변경이 안 된다는...이걸로 독일어 공부하게 생겼다는...^^;

대충 게임 리뷰가 주인 잡지인 것 같다.
7시간동안 기차를 타고 집에 오자 마음이 놓인다. 이제 1월쯤 되어야 런던으로 다시 혼자 여행을 떠나겠지.
지금까지 한 여행에는 마음 속에 테마가 되는 책이 한 권씩 있었다. 비엔나-멜크 여행에는 장미의 이름, 드레스덴에는 제5도살장, 베를린에는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앞으로 런던, 로마, 파리를 혼자 다녀야 되는데 이번에는 안 읽은 책을 테마로 해서 읽으면서 다녀 볼까 생각중이다. 

2012년 12월 3일 월요일

2012년 11월 30일, 드레스덴 Dresden

새벽에 일어나 5시 49분 기차를 탔다.  사실 티켓도 잘못 끊었는데 검표하는 차장 아저씨가 잠시 고민하더니 봐주었다. 뮌헨에 도착해서 레일 패스 개시하겠다고 Reisezentrum, Travel center를 찾아 돌아다녔는데 한 바퀴를 돌아도 보이지 않았다. 분명 창구 언니가 저 쪽이랬는데...
고민하던 나에게 어느 할아버지가  Was suchen Sie? 하고 물어본다. 당황해서 트...트래블 센터? 이랬더니 열 걸음 앞에서 찾아주신다. 당케 쉔을 외쳤더니 기특했는지 머리를 쓰다듬어주시고 가셨다. 예상치 못한 친절이 기쁘지만 나 몇 살로 보인 걸까 생각하면 조금...흑흑


무사히 패스를 개시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3.2유로짜리 랩핑된 샌드위치를 샀다. 이게 나의 아침 겸 점심이었다. 맛은 그저 그랬다.

고속기차를 타고 뉘른베르크에서 갈아탔는데, 드레스덴까지 한참을 가야 하는 기차는 그 지방의 느린 기차였다. 창 밖 풍경은 발 한번 디디지 않은 눈밭. 눈이 많이 온다 싶더니 기차가 거북이걸음을 한다. 안내방송에서 들리는 단어는 langsamer(천천히?) 밖에 없다. 아마 지연되나 보다 생각하고 있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옆자리 독일 여자분은 스도쿠 하느라 정신이 없고.

기차는 한시간 반 늦은 세시 반에야 드레스덴에 닿았다. 북쪽으로 오자 오히려 눈이 그치고 비가 조금씩 왔다. 호스텔로 가는 국철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유럽의 겨울답게 어두워지고 있었다. 호스텔은 낡고 아늑한 곳이었다. 짐만 정리하고 크리스마스 마켓을 구경하러 나갔다.


지도도 보지 않고 무작정 걸었다. 호스텔이 신시가지에 있었기 때문에 방향만 구시가지로 잡고 있었다. 신시가지에도 깔끔한 느낌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 있었는데,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글뤼바인을 마시고 있었다.

구시가지로 가는 다리에서 바라본 드레스덴은 정말로 아름다운 도시였다.






(어떤 멍청이들이 여기에 폭격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드레스덴이 커트 보네거트의 제 5도살장에서 묘사된 대로 철저히 파괴를 당한 것은 사실이다. 18000명이 폭격으로 희생되고 도시는 폐허로 변했으며, 동독 정부는 전쟁을 기억하기 위해 이를 복구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1989년 통일 후에야 지금의 모습대로 재건되었고 드레스덴은 번화한 도시가 되었다. 신 시가지에 과거의 어두운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음악소리와 소시지 굽는 냄새를 따라 걸어가니 작은 광장에 열린 크리스마스 마켓이 나타났다. 3유로 정도인 글뤼바인을 사 마시자 추위도 견딜만해졌다.컵 보증금으로 3유로를 더 내야 하는데 컵을 돌려주면 다시 준다.

인파를 따라 내려가자 프라우엔 교회 앞에도 크리스마스 마켓이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반대방향에는 드레스덴의 가장 유명한 크리스마스 마켓인 알트마르크트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다. 작은 무대에서는 캐롤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고, 어린아이들은 킨더푼쉬(무알콜 글뤼바인)를 마시고, 어른들은 모여서 손을 녹이며 이야기 중이다. 아기자기한 장식물, 놀이기구, 조명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다리 아픈 것도 잊고 걷게 만든다.




(하지만 배는 고팠기 때문에 튀링겐 소시지에 글뤼바인도 한잔 더 마셨다.)
집에 돌아올 때쯤에야 추위가 느껴졌다.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조금 쉬었다.  4인 믹스돔에 남자만 둘 묵고 있어서 코 고는 소리가 시끄럽긴 했지만 잘만 했다. 드레스덴에서 잠시라도 얘기했던 사람들은 참 친절하고 평온했다.
여기 있는 사진들은 엄청나게 많은 예쁜 사진들 중에 랜덤으로 몇 개 고른 것일 뿐이라는 사실...

2012년 11월 27일 화요일

독일의 게임문화?






(사진은 사실 초콜렛 제품들이지만...)


물론 내가 있는 곳은 오스트리아지만, 독일에 가깝다. 뮌헨에 갈 일도 많다.

뮌헨의 백화점, 혹은 이 동네의 잡다한 상점이나 마트에만 가도 게임 코너가 따로 있다. 파티용품이나 장난감을 파는 가게 한쪽에는 보드게임들이 있고, 마트에는 엑스박스와 플스 타이틀들이 잔뜩. 그리고 이 작은 마을에도 딱 봐도 덕후스러워 보이는 게임 전문 샵이 있다...

좀 신기하다. 보드게임도 독일에서 생산되는 것이 많으며, 인기가 많다고 한다. 지난 학기에 들었던 게임 관련 수업 교수님께서는 유럽 시장에서 독일 게임 시장이 제일 크다고 하셨다. 왜일까... 여기 있는 동안 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을까??

아무튼 2월쯤 함부르크에 놀러가면 보드/카드게임이나 룰북을 하나 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