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5일 일요일

[독서] 12월에 읽은 것들 - 호수의 여인 외

호수의 여인 The Lady in the Lake, 안녕 내 사랑 Goodbye My Lovely
레이먼드 챈들러
북하우스

<호수의 여인>은 레이먼드 챈들러를 시리즈로 읽는 중에 순서를 모르고 집어든 책. 전적으로 챈들러가 조성하는 분위기와 필립 말로의 매력이 힘이다. <안녕 내 사랑>에서는 말로의 의외의 연약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말로와 덩치 큰 전직 경찰이 풍기는 오묘한 분위기는 나의 후죠시각 때문만은 아니렸다.


대리전
듀나
이가서

2006년 작. 대리전이라는 중편소설과 그 외 몇 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예전 조선일보에 칼럼 연재하던 시절 알게 되긴 했으나, 잡지 판타스틱이나 웹진 수록작 말고는 별로 읽어보지 않았다. 지금까지 읽은 것들도 대부분 재미있었고, <대리전>도 좋았다. 왜 외계인들이 지구를 침공하고 싶어할까? 라는 의문에 설득력 있는 대답인 듯.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매튜 A. 크렌슨/벤저민 긴스버그
후마니타스

저자들의 문제의식은 민주주의가 시민을 소비자화하고 주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납세와 전쟁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던 '주인'들은 이제 그 힘을 잃고 정부 서비스의 단순한 수혜자가 되어가고 있다. 시민 참여의 기회들은 참여의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자원이 있는 시민들만 참여할 수 있게 하여 참여를 극소화시켰다. 시민들이 개인적으로 정부에 접근하게 되며 집단 동원의 유인이 줄어들게 되었고, 따라서 자원이 없는 계층은 완전히 소외된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소송을 수단으로 활용함으로써 시민을 동원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시민들은 엘리트들이 그들을 더이상 동원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정치에 주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들은 민영화에 대해서도 언급하는데, "시장 메커니즘은 대중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공공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이다. 책임을 모호하게 하고, 집단적 목표를 분절된 조각들로 나누어 놓는다." 민영화된 시설은 서비스의 질을 낮추어 이윤을 높이려는 유인을 갖는다. 민영 교도소들은 수감과 처벌이 가혹하고 길며, 민영 교도소 운영 회사들이 수감 기간을 늘리려는 로비를 하고, 인력부족으로 인한 폭력충돌이 더 잦다고 한다.

거리로 나온 넷우익
야스다 고이치
후마니타스

일본의 넷우익 단체, "재특회"를 취재한 내용을 담은 얇은 책이다. 일종의 풀뿌리 운동으로서 거리에 나온 이들은 실은 평범한 사람들로, 재일 조선인을 공격하는 것으로 연대감을 느끼고 인정감을 얻고 있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진실에 눈을 떴다"고 주장하고, "일본은 좌익 세력이 너무 강하다"고 생각한다. 조선인 학교 앞에서 욕설을 하는 행위는 일본인이 '차별받고 있기 때문에' 정당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전도된 피해의식은 실은 최근 세계 도처에서 흔히 목격되고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 뿌리를 들여다보는 작업은 의미가 있을 것이다.




잊기 전에 메모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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