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9일 목요일

스테레오타입


한 줌도 안 되는 사람들을 만나고 어느 나라가 어떻네 저떻네 하는 건 공평하지 못한 일이지만, 그래도 나라 별로 특징이 보이긴 한다.

남미: 조모임에 15분 늦는다. 인생이 즐겁다.
동유럽: 의외로 한국과 정서가 맞는다.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네덜란드: 남이 하는 게 맘에 들지 않으면 매우 직설적이다. 상대가 싫어서 그러는 건 아니다.
프랑스: 자기들끼리 논다. 마이페이스
핀란드: 11월 말에도 9월과 같은 옷을 입고 있다.

나머지는 유형화가 될 만큼 사람이 많지 않다.

2012년 11월 27일 화요일

독일의 게임문화?






(사진은 사실 초콜렛 제품들이지만...)


물론 내가 있는 곳은 오스트리아지만, 독일에 가깝다. 뮌헨에 갈 일도 많다.

뮌헨의 백화점, 혹은 이 동네의 잡다한 상점이나 마트에만 가도 게임 코너가 따로 있다. 파티용품이나 장난감을 파는 가게 한쪽에는 보드게임들이 있고, 마트에는 엑스박스와 플스 타이틀들이 잔뜩. 그리고 이 작은 마을에도 딱 봐도 덕후스러워 보이는 게임 전문 샵이 있다...

좀 신기하다. 보드게임도 독일에서 생산되는 것이 많으며, 인기가 많다고 한다. 지난 학기에 들었던 게임 관련 수업 교수님께서는 유럽 시장에서 독일 게임 시장이 제일 크다고 하셨다. 왜일까... 여기 있는 동안 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을까??

아무튼 2월쯤 함부르크에 놀러가면 보드/카드게임이나 룰북을 하나 살 생각이다.

2012년 11월 24일 토요일

유럽 교환학생과 영어

여기에 와서 영어로 말하는 것이 훨씬 편해지긴 했다. 내용이나 문장 구조는 중학생이라도 말이지..

그렇다고 영어가 늘지는 않는다. 여기 오는 교환학생들 영어 실력, 악센트, 발음하는 방식이 전부 천차만별이라 한국에서 배운 거 써먹을 기회 정도는 되지만 그 이상은 따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무튼 실전 연습이라는 의미랄까...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인상적인 점은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한다는 점이다. 시장 아주머니 기차 차장 아저씨 케밥집 아저씨 빈 왕궁 예배 때 옆자리앉은 오빠 지나가는 예쁜언니 내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본적인 영어 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영어로 물어보면 영어로 대답해준다. 

여기서 만난 사람 중 딱 한 사람만이 영어를 한 마디도 못 했는데 그 사람이 바로 내가 어둠 속을 헤매는데 차 태워다 준 아저씨. 가로등도 없는 길을 걷느라 극도로 긴장하고 있었는데 어쩌다 남의 차를 얻어탔고 말까지 통하지 않으니 정말로 무서워 죽는 줄. 좋은 분이라 다행이었다. 

2012년 11월 22일 목요일

술. 안주.






여기는 술이 엄청나게 싸다. 한국에서는 그다지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 여기 와서는 장볼 때마다 술에 손이 간다. 도수가 높은 술 중에서도 꽤 맛있는 것이 많지만 역시 가볍게 마시려면 위에 있는 라들러 캔 같은 걸 하나씩 까는 게... 저건 정말로 약해서 음료수처럼 마실 수 있다. 

아래 왼쪽은 이 지방의 겨울 음료인 글뤼바인이다. 보통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면 예쁜 컵에 따뜻하게 데워 판다. 마트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30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살 수 있다. 

오른쪽은 배고플 때 안주 필요할 때 해먹는 정체불명의 음식...계란 풀어 파슬리 가루와 얇은 햄을 넣고 슬라이스 치즈를 잘라 뿌렸다. 여기 물가는 주로 인건비가 들어가는 쪽이 비싸서 마트에서 식재료 사다 해 먹으면 그렇게 비싸지 않다. 밖에서 술, 밥 먹으면 비싸니 집에 앉아 청승 떨며 술을 마시고 그렇게 유럽의 알콜중독 히키코모리가 되어 가고...-_-; 


2012년 11월 15일 목요일

고양이



이 계절에 하는 여행의 매력은 관광지에 가도 별로 붐비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튼 나름 유명 관광지인 멜크 수도원 산책로를 한참 걸어올라가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신 이 고양이가 내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내가 가는 대로 따라오더니 내 옷자락에 털을 비벼대기까지 한다. 먹을 것 냄새가 났나? 그렇지만 집까지 4시간이나 떨어진 곳이니 주워갈 수도 없어서...

수도원에 올라가니 단체관광객과 수도원 학교 학생들이 꽤 보이긴 했다. 하지만 단체관광객들은 모두 앞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듯 했다. 가이드 투어 신청자는 캘리포니아에서 오신 노부부와 나, 세 명 뿐이었다. 질문도 맘껏 할 수 있었다. 가이드 언니는 전시실, 대리석 홀, 장서관 문을 열쇠로 열어 가며 안내해주었다. 비밀스러운 장소를 들어가는 기분이라 어쩐지 두근두근했다.

장서관은 장려함 속에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나는 떠나기 아쉬워서 계속 돌아다보았다.

2012년 11월 14일 수요일

새벽


새벽 5시에 빈 행 기차 타러 가면서 찍은 마을 사진. 위쪽으로 환하게 조명이 밝혀진 요새가 보인다. 이 곳은 상점도, 유적도 밤 내내 조명을 켜둔다. 검게만 보이는 인 강은 낮에는 예쁜 녹색이다.
평화로운 곳. 낮에는, 이 산책로로 조깅하는 사람들과 개와 산책하는 노인들이 간간이 지나간다. 심지어 밤에도 헬멧에 조명을 달고 조깅하는 사람들이 있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도 굉장히 많이 보인다. 아마 한국에서는 돌아다니기 힘들어서 보기 어려운 거거나 이 마을이 요양(?)하기 좋은 마을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가장 놀라웠던 건 횡단보도 앞에서 망설이고만 있어도 차가 멈춰 준다는 것.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유럽 전부에서 그런 건 아니야, 절대로!'하고 웃더라.

멜크 수도원



유럽에서 지내다보니 기독교가 유럽 문화에 미친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거대한 교회, 수도원, 회화와 조각에서부터 인삿말까지 뿌리깊이 박혀 있는
어떤 것. 그나저나, 이 곳도 남부 지방은 신앙심이 깊은데 북부 지방은 별로 그렇지 않다.
멜크 수도원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