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4일 월요일

다하우 수용소Dachau Concentration Camp in Munich 2012 Dec 15


다하우 수용소는 뮌헨 근처에 있었던 나치의 Concentration Camp 중 하나로, 같이 간 슬로베니아 친구에 의하면 아우슈비츠보다 잘 보존되어 있고 전시도 충실해서 굳이 폴란드까지 가는 것보다 여기에 오는 게 낫다고 한다.
역사의 치부를 이렇게 보존하려고 노력하기 꽤 힘든 일일 텐데. 박물관 곳곳에는 이를 위한 모금함도 설치되어 있다. 
입장료는 무료로, 오디오가이드를 돈을 내고 빌릴 수 있다. 오디오가이드는 같이 주는 맵을 보면서 작동하면 되는데 중심 주제-세부 주제로 나뉘어 있어서 참고하기 편하다. 큰 제목으로 전반적인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선택해서 세부 주제를 듣는 식으로 관람하면 된다.

여기가 입구에 있는 매표소 건물이다. 카페테리아가 딸려 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 '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Arbeit macht Frei' 
(출처:http://en.wikipedia.org/wiki/Arbeit_macht_frei)
라는 말이 새겨진 철문을 지나치면 아침 점호를 위한 마당이 나타난다. 
이 곳은 처음 수감된 사람들이 도착하는 곳이었고, 매일 아침 점호가 벌어졌던 곳으로 숫자를 세기 위해 시체도 끌려나오곤 했다고 한다.
위의 건물이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건물이다.


박물관 건물은 원래 캠프의 관리 건물이었고, 전시 사이사이에 이러한 버려진 방들이 남아있다. 전시는 바이마르 공화국, 나치 시기의 역사부터 캠프의 변천, 이 곳에 살았던 사람들과 그들의 수감 과정, 기록, 분류, 사망, 강제 노동, 잔인한 인체 실험, 해방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국적과 인종에 따라 스페인인, 오스트리아인, 독일인, 폴란드인, 루마니아인, 러시아인, 집시, 유대인 그리고 게이, 거지, 부적응자, 전쟁포로, 정치적 반대자, 공산주의자들이 끌려왔고, 시간이 지날 수록 그 중에서도 유대인 비율이 늘어났다. 이들은 옷에 달고 있는 별의 색깔로 무엇 때문에 잡혀 왔는지 쉽게 식별할 수 있었다. 핑크색 별을 단 사람은 동성애 때문에 수감되었다는 식이다.
전쟁이 진행되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고  인체 실험과 괴롭힘, 질병, 굶주림, 혹사로 사망률은 치솟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감자들은 시를 쓰고 노래를 하기도 하고 저항하려고 하기도 한다. 해방, 그리고 죽은 자들에 대한 기념실을 끝으로 박물관을 나오면 앞쪽으로 막사가 보인다.

막사 내부는 이렇게 침대로 꽉 차 있다. 3층으로 된 침대들은 한 몸 누이기도 비좁아 보인다.

막사를 나와서 긴 길을 따라 올라가면...

종교 기념물이 있다. 이것 외에도 유대교, 러시아 정교회 등의 기념물들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다. 여기에서 좌측으로 들어가면 화장장이 있다. 너무 많아 공동 무덤에 넣기도 버거워진 시체들을 화장시키던 곳이다.

때로 이 화장장 바로 앞에서 교수형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샤워실이라고 이름이 써 있는 가스실도 그대로 남아 있다.

Grave of Thousands.
보통 관광객들은 부산을 떨고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기 바쁘다. 하지만 이 곳에서 사람들은 별로 말이 없다. 
단순히 끔찍한 사람들이 끔찍한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공장과 같은 공간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졌던 일. 그것이 이 곳의 눈밭 위를 걸으며 느끼는 소름의 정체가 아닐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