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5일 목요일

고양이



이 계절에 하는 여행의 매력은 관광지에 가도 별로 붐비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튼 나름 유명 관광지인 멜크 수도원 산책로를 한참 걸어올라가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대신 이 고양이가 내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내가 가는 대로 따라오더니 내 옷자락에 털을 비벼대기까지 한다. 먹을 것 냄새가 났나? 그렇지만 집까지 4시간이나 떨어진 곳이니 주워갈 수도 없어서...

수도원에 올라가니 단체관광객과 수도원 학교 학생들이 꽤 보이긴 했다. 하지만 단체관광객들은 모두 앞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듯 했다. 가이드 투어 신청자는 캘리포니아에서 오신 노부부와 나, 세 명 뿐이었다. 질문도 맘껏 할 수 있었다. 가이드 언니는 전시실, 대리석 홀, 장서관 문을 열쇠로 열어 가며 안내해주었다. 비밀스러운 장소를 들어가는 기분이라 어쩐지 두근두근했다.

장서관은 장려함 속에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나는 떠나기 아쉬워서 계속 돌아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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